한울원전 등 핵발전소 방호 구조물 관리 이래서야!… ‘충격’
감사원, 발전소 방파제 등 항만구조물 유지관리 허술 지적
기사입력 2017.02.2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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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에 대한 위험성을 고발한 영화 ‘판도라’가 지난 9월 발생한 경주 강진과 맞물리며 폭발적인 힘으로 현실 세계를 일깨우고 있지만, 한수원은 원전의 안전관리에 ‘나 몰라라’하는 모습이다.
감사원이 핵발전소 시설을 방호하기 위해 설치한 방파제 등 항만구조물의 유지관리가 허술하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방파제 등이 법정관리 대상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주)이 관리대상에서 누락한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감사원은 한수원(주) 등 25개 기관을 대상으로 교량·하천시설 등 주요 기반시설에 대해 실시한 ‘국가 주요기반시설 안전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 97건의 문제점을 발견해 조치했다고 12월 6일 밝혔다.
감사 결과 한수원은 ‘4개 원자력발전소 13개소에 설치된 방파제 등 항만구조물의 유지관리를 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는 지적을 감사원으로부터 받았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에서 “한수원(주) 사장에게 원자력발전소 13개소 방파제 및 호안 등 항만구조물에 대해 최근의 심해설계파를 기준으로 안전성 평가를 한 후 그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등의 대책을 수립하는 등 항만구조물의 안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조치했다.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해설’ 규정에 따르면 항만시설 및 배후지를 파랑으로부터 방호하는 시설인 방파제 등 항만구조물을 심해설계파를 기준으로 구조적 안정이 확보되도록 설치해야 하고 설계 공용기간은 50년을 기초로 설정하도록 되어 있다.
심해설계파 추산 자료에 따르면 한울·고리·월성 등의 핵발전소가 주로 위치한 경남도 기장에서 울진 지역의 심해설계파 파고가 1988년 5.9~9.8m에서 2005년 8.08~12.39m로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심해설계파란 해안구조물 및 항만의 설계 시 적용하기 위한 먼바다 기준의 파도를 말한다.
1993년부터 2008년까지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상승률은 지구 평균 3.16mm/년보다 30% 높은 4.02mm/년이고 이에 따라 심해설계파의 파고가 높아지는 추세다. 때문에 1978년부터 설치되어 온 각급 핵발전소의 항만구조물에 대해서도 시설물의 안전성을 분석하여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해설’에 미달되는 방파제 등에 대해 시설물을 보강하여 발전소 방호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감사는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의 소관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실태 점검을 통해 국토교통부의 제도 운영 및 지도·감독 업무의 적정성은 물론 국민의 안전과 밀접한 주요 시설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제고하고 재난·재해를 대비하고자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8일까지 실시됐다.
여기서 말하는 주요 기반시설이란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1종·2종 시설물인 교량과 하천·2옹벽시설과 원자력 발전소에 건설된 방파제 시설 등을 말한다.
◆핵발전소 항만구조물이 설치된 후 단 한차례도 ‘안정성 분석’ 없었다
하지만 한수원은 각 핵발전소의 항만구조물이 설치된 이래 단 한 차례도 안정성 분석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한수원이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감사원은 “각 원자력발전소의 항만구조물 중 주요 구조물인 방파제에 대하여 최근 50년 빈도의 심해설계파를 기준으로 안전성을 분석하도록 한 결과, A발전소 취수구 남방파제의 마루 높이는 8.2m로서 마루 높이 최소 기준치로 산정된 10.064m보다 1.864m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피복석인 테트라포드(TTP)의 경우, 현재의 테트라포드는 25~40톤/개로서 적정 설계 중량인 99.02톤/개(대평 블록)보다 59.02~74.02톤만큼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는 등 원자력발전소 13개소의 방파제에서 마루 높이가 최저 0.258m에서 최고 3.898m만큼 테트라포드 중량이 최소 2,45톤에서 최대 74.02톤만큼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그 결과로 해수면 상승 등에 따라 높아진 파랑으로 방파제 파손·붕괴 시 발전소 방호 기능이 확보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수원은 “최근의 변화된 심해설계파를 기준으로 방파제 및 호안 등 원자력발전소 항만구조물에 대한 안정성 평가를 한 후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등의 대책을 수립하여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 대형 옹벽 등 주요 시설물 안전관리‘나 몰라라’
한울·고리·한빛·월성 등 4개 핵발전소에 설치된 1종·2종 시설물인 3개의 대형 옹벽과 5개의 절토사면이 시설물 정보관리 종합시스템(이하 FMS)에 등재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적발됐다.
핵발전소에 건설된 대형 옹벽의 관리주체는 한울본부 등 각급 원자력본부이며, 이의 취합 기관은 한수원(주)이고, 제출 기관은 산업통상자원부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대형 옹벽 등의 시설이 시설물안전법 적용 대상인 1종·2종 시설물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이를 FMS에 등재하지 않고 자체 관리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주기적인 안전점검도 실시하지 않았다.
또 이를 지도·감독해야 할 취합 기관과 제출 기관 등은 이와 같은 관리주체의 FMS 등재 누락 등의 실태를 모르고 있었고, 그 결과로 소관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계획의 수립과 주기적 안전점검 등이 실시되지도 못해 국민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합 기관으로 하여금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1종·2종 시설물이 FMS에 누락되어 있는지를 일제 조사를 하고 누락된 시설물에 대해서는 조속히 FMS에 등재한 후 안전점검 등을 실시하도록 방안을 마련하라”고 조치했다.
핵발전소는 위험 시설물이다. 수조 원의 건설비를 투입하고 겹겹이 방호시설을 만드는 것이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영화 판도라에서도 안전 불감증의 심각성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랑곳없이 ‘원전이 운영된 이후 장기간 방파제 파손에 의한 발전정지 또는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면서 해명하기에 급급한 한수원은, 말로는 안정성을 앞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반성도 하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라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수원이 그동안 보여준 안이한 자세와 무책임은 각종 위조 부품 사태에서도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며 국민의 원전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켰다. 한수원이 원전의 운영에 있어 안전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원전 위험성과 국민의 불신을 덜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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