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주민의 비애
기사입력 2020.02.19 17:10 | 조회수 25,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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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사리 붕어 떼가 한가로이 놀던 냇가
그 냇물에 걸레 빨아 마루 닦던 아낙네들
배곯으며 살았어도 그 시절이 그립고나
그 아낙들 세월 따라 호호백발 되었어도
처음 겪는 하천범람 기억조차 하기싫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에 놀란다니
황토빛깔 물만 보면 가슴심장 벌렁이네
개구리 뛰어놀던 생태계는 간 곳 없고
사시사철 황토물만 눈앞에서 흘러가니
속상하고 억울한 맘 누구에게 원망할꼬
파괴된 자연환경 원상복구 어렵겠지
주민들의 삶의질 우선으로 한다던 말
듣기 좋은 그 구호는 실종된 지 오래이고
오늘도 골프장엔 수해복구명목으로 황토가 뿌려지니
이 몸 늙어 쇠약해져 높고 높은 관공서 문턱 넘나들 수 없어서
골수에 맺힌 이 한을 어디 가서 풀어볼까
토사물에 병든 마음 어디 가서 고쳐볼까
청와대란 큰 병원에 입원치료 받아볼까
청와대란 큰 병원에 처방전도 졸라볼까
청와대란 큰 병원의 진단서도 받고싶네
하다만 골프장은 언제나 재개될지
세 차례 하천범람 피해 입은 지역주민
중단된 골프장이 애물단지 돼버렸고
죄 없는 주민들만 속 탄 가슴 애태우며
크나 큰 권력의 문 두드려도 소용없네.
인권이 먼저인가 야생보호 먼저인가
야생보다 못한 삶을 영위해서 무얼할꼬
헷갈리는 정신머리 갈피잡지 못하겠네
삼십육만 이천여 평 마구잡이 땅 파헤쳐
자연보존 뒷전 두고 난개발 골프장에
신흥마을 주민들은 삶의 터전 잃을 위기
이 글 쓴 그 후에 올 행정보복 없을런지
궁노루 울어대는 중첩된 산중에
우두커니 홀로앉아 한숨 지며 걱정하네
우두커니 홀로서서 별을 보며 한숨지네
[울진뉴스 기자 uljin@ulj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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