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 대한민국 경제전망

기사입력 2020.03.23 11:09  |  조회수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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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일(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2020년 경자년(庚子年) 대한민국 경제는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대한민국 경제는 계속되는 악재 속에 힘든 나날을 보냈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통상 이슈가 부담되고 있다.

올해 우리 수출에 직격탄이었던 미·중 무역전쟁은 지금은 잠시 휴전일뿐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른다. 수출액은 반도체 업황 부진, 일본 수출규제 등 잇단 악재에 내리막길을 계속 걷고 있다. 작년 수출 부진 현상이 올해에도 이어져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1%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내수시장도 저성장이 고착화되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도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경제는 지난해 2.0% 성장에 그치며 세계경기보다도 더 빠르게 활력이 떨어졌다. 세계수요 감소가 교역과 투자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수출에서 투자와 관련된 자본재가 큰 비중을 차지해 수출 둔화 폭이 더욱 컸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수출뿐 아니라 설비 투자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예상했다. 경자년은 무역분쟁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 등으로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이 될 것이다. 세계경기는 지난해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미·중간 무역분쟁도 해소되지 못하면서 교역 부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경제연구소의 세계 경제의 장기 흐름 전망이 부정적이다. 이는 당장 수익 창출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를 위축시키게 될 것이다.

한편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로 전국 시군구의 42%에 달하는 97곳이 소멸 위험에 처하는 등 인구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2018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0.9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0명대를 기록한 유일한 나라다. 인구 절벽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구절벽이란 경제 전문가 해리 덴트가 언급한 말로서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급속히 감소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되어 생산과 소비가 줄면서 우리 사회와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빠른 속도로 줄어든 15~64세 생산연령 인구가 올해에는 23만명이 줄어든다고 한다. 15~64세 인구는 생산뿐 아니라 소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연령이다. 15~64세 인구감소는 근로자 부족을 통해 생산에 차질을 주는 공급 측면보다는 소비둔화 등 수요 측면을 통해 국내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과거 일본 등 생산 가능인구 감소를 경험한 국가들은 수요가 줄면서 성장률은 낮아지고 실업률은 높아졌던 경험이 있다. 이와 함께 낮은 출산율은 출산 및 보육 관련 소비를 위축시키고 가계의 소비성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청년층은 직업을 가지기가 어려워지면서 혼인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여건은 대외적인 경제 환경의 악화에 인구증가율 둔화라는 국내적 요인이 결합되면서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예산을 크게 늘려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한국은행의 금융완화 기조도 이어져 경제성장 하락을 막는 완충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경자년 국내경제는 설비투자와 수출의 회복이 지연되고 민간소비도 둔화되면서 2년 연속 1%대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농수산물 가격 하락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지만 주된 원인은 경기 부진으로 수요 측면에서의 가격 인상 압력이 낮은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0.5%, 내년에도 0.8% 수준의 낮은 상승률이 예상된다. 세계경기 부진에 따른 원자재 가격 둔화로 제조업 물가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비자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 부문의 가격 상승압력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 부진으로 서비스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해 소매업이나 음식점업, 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 자영업 비중이 높은 주요 서비스 산업의 가격 상승세는 꺾인 바 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2.9%로 작년보다 낮아지면서 임금상승 압력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의 온라인화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격상승 압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인터넷 소매 판매 등 온라인 유통 부문의 단가상승이 멈추면서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부문에서도 유통마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에 달해 우리 물가하락으로 수요가 위축되어 물가를 더 떨어뜨리는 디플레이션 상황에 진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대규모 설비투자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원자재 수요가 둔화되고 수요 활력도 낮아지면서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가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수요둔화 추세가 심할 것이기에 이에 따른 저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져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리스크는 확대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수출둔화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내수경기 부진이 예상된다. 기계, 중공업 등 자본재 업종에서는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유통, 게임 등 서비스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세계 경제 전망이 불확실로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미루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개선되었던 고용 여건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고용증가세는 고용시장의 추세적인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 60대 이상 고령층 근로자와 18시간 미만 단기근로자 중심으로 고용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어 시장 수요 증가보다는 노동 공급 증가가 고용 확대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향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공공과 사회복지 부문 근로자는 지속해서 늘겠지만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 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이 부가가치가 낮은 서비스 부문으로 이동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소비회복이 지연되는 서비스 부문의 경쟁이 심해서 고용으로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올 한해 우리 경제가 온갖 악재를 떨쳐내고 비상하려면 특히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여건 조성을 위한 여러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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