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고민해결법

기사입력 2004.08.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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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연호정 주변이 연호공원으로 멋있게 탈바꿈을 한 뒤 처음으로 딸아이 둘을 데리고 산책을 나섰다.
처음엔 그냥 차를 타고 지나치려고 했건만 큰딸아이가 며칠전 친구들과 붕붕을 타고 나서 연호공원을 한바퀴 돌았는데 너무 괜찮았다면서 엄마랑 다시 한번 가 보자고 성화였다.
그래서 못이기는척 차에서 내려 연호정자 아래를 걸어갔는데 말끔히 단장한 주변이 상당히 좋았다.
휴일이라서 그런지 연호정자에서는 아줌마(?)들이 노느라 음악소리가 쉼없이 흘러나오고 한쪽에선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윷을 치시면서 시간을 보내시는 것 같았다.
산책로에는 자전거 타는 젊은 아줌마,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초등학생들, 아이들 데리고 휴일을 즐기는 부부, 혼자서 벤취에 앉아 계시는 할아버지, 친구들과 놀러 나온 학생...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도 한바퀴 돌아보기로 하고선 자갈길도 맨발로 한번 걸어보고, 딸아이 둘은 저만치 뛰어가다가 힘들었는지 벤취에서 쉬었다 가자고 해서 벤취하나를 차지하고 앉아서 호수를 바라보니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이 햇볕에 반짝이면서 예쁜 그림 하나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오리들이 물놀이를 하고, 비록 핀지는 오래 되었지만 분홍빛 연꽃이 호수의 풍경을 더 빛나게 하는 것 같았다.
그날 낮에 생겼던 일로 마음에 담은 근심하나가 있길래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고 있자니 물결이 일렁이면서 마치 나무로 만든 유람선을 타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픈 일들을  이곳에 와서 연호정을 바라보며 토해 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내 마음속에 들어 있는, 그래서 사람들이 많아도 눈물을 막을 수 조차 없는 이 근심의 덩어리를 저 물속에 던져 버려야지 하는 생각이 들고 나니 한결 속이 시원해졌다.
그래, 사람이 한평생을 이런일 저런일 겪어가면서 살아야 더 성숙해지고, 남의 아픔도 이해하며 보듬어줄 수가 있는거겠지.
그리하여 난 딸아이 덕분에 연호공원을 한바퀴 돌고 나서 원래의 나로 돌아올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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