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에 쥐약 놓아 남은 쥐 모두 잡자!

기사입력 2006.12.0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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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시골 각 동리마다 쥐잡기도 한창이었다.

 ‘~운동’이라는 구호가 난무하던 시절,“위생적인 생활을 위해 쥐를 잡자”는 구호가 앞에 서고“귀중한 낟알을 훔쳐 먹는 쥐를 잡자”는 보다 실질적인 구호가 뒤에 서서 쫓아갔다.
 
새마을운동 바람이 거세게 온 나라를 뒤흔들던 시절, 가장 활성화되어 있던 것은 반상회 제도였다.
 
반상회를 통해 문맹률 퇴치, 저출산 정책 등 정부에서 추진 중인 온갖 정책이 소개되고는 했는데, 쥐잡기 운동 역시 반상회를 통해 적극 홍보됐다.
 
당시 쥐는 농민들이 수확한 양곡의 10% 정도를 먹어치우는 대식가이자, 얌체 같은 곡식 도둑이었다.
 
국가에서는 전국으로 쥐약을 다량 보급했고, 군사정부답게 쥐약 놓는 날자와 시간까지 전국적으로 통일시켰다.
 
한날한시에 쥐약을 놓아야 그만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겠기에...
 
봄과 가을, 군청 앞의 안내판을 시작으로 길거리에는‘쥐약은 부락공동으로’,‘일시에 쥐약 놓아 남은 쥐 모두 잡자’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고, 군청에서는 각 마을 이장과 반장들을 대상으로 쥐잡기 교육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담임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몇 월 몇 일은 쥐약 놓는 날이라고 쓰인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녔다.
 
쥐약 놓을 날자가 임박해오면 쥐약 놓을 시간까지 써 붙인 차량들이 각 부락을 돌면서 마이크로 쥐약을 일시에 놓을 것을 독려하는 방송에 열을 올렸다.
 
전국적으로 일시에 쥐약을 놓은 다음날 아침이면 각 동리별로 죽은 쥐를 수거하여 한곳에 쌓아놓고 사진을 찍어‘우리 동네는 총 몇 마리를 잡았다’고 군청에 보고했고, 학생들은 등교할 때 죽은 쥐꼬리를 잘라 학교에 가져가서 선생님에게 확인을 받았다.
 
미처 쥐꼬리를 챙기지 못한 바닷가 인근 학생들은 오징어 다리를 검은 먹물로 염색해서 들고 갔다가 선생님에게 들켜서 혼이 났다.
 
일부 기업인들은 죽은 쥐의 털로 일명‘코리안 밍크’를 만들어서 외국에 내다 팔아 귀한 외화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제는 더 이상 고양이도 죽은 쥐를 물고 다니는 모습을 보기 어려우니 정부의 쥐잡기 운동은 상당한 효과를 거둔 듯하다.
 
1960~70년대의 쥐잡기 운동과 때를 맞추어 주로 쥐를 잡아먹고 사는‘솔개’가 멸종 위기종으로 내몰린 건 별개의 문제라 하더라도...(사진 소장 : 죽변면 손은주)
 






/ 이명동기자(uljin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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