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지도 짧지도 않은 12달의 시간이 또 이렇게 지나고 새해가 밝아오는 일은 단순히 달력을 바꿔 거는 일만은 아닐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은 이때가 되면 설레고 그 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소망들을 설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연말과 연시는 그래서 어쩌면 한 해, 한 해를 잇는 중요한 매듭을 짜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는 어떤 모양으로 보기 좋게 매듭을 짓고 또 새해의 매듭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새해에 뜨는 해가 어제와 전혀 다르지 않은데‘새로운’것이 주는 기대는 새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이어서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큰 힘을 줍니다.
만 서른이 되는 새해에는 대학생이 된 이십대 초입의 그 기대와 소망이 살아나는 듯 합니다.
나름의 계획과 소망이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도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 일이어서, 좀 더 나이가 들수록 바람을 향해 마주보고 설 수 있는 용기가 더 생기지만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바람은 여전히 별로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소홀했던 지난날들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에 비하면 계획했던 일들을 다 해내지 못한 미련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저 받을 줄만 알았던 철없던 시절을 20대의 종지부와 함께 마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은 욕심은 없습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해나갈 테니까요. 우선 부모님께 전화부터 드려야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금년에는 연하장도 손수 써 볼 계획입니다.
울진에서 두 번째 새해를 맞이하는 만큼 산도 계곡도, 바다도 다 품고 있는 울진의 넓은 아량을 마음에 조금씩 담아보렵니다.
그렇게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