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돌아가신 전우익 선생은‘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책을 통해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역설하신 분이다. 이름은‘우익’이지만 사실은‘좌익’성향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오셨다.
전우익 선생이 한번은 자신을 찾아온 대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는 말이 참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사람은 살면서 세 가지만 있으면 돼. 하나는 평생 할 공부, 다음은 신나게 할 수 있는 일, 마지막은 평생 함께 할 여자.”옳은 말씀이시다. 평생 배울 대상과 신명나게 몸과 마음을 바쳐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뜻이 통하는 동반자 한 명이 있다면 무얼 더 욕심 부리겠는가?
그러고 보니 취업준비생이었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하고 신명나게 일할 것을 꿈꾸며 든든한 남자친구의 후원을 받던 그때가 새삼 그립다. 되고나니 배부른 소리한다 할지 모르겠지만 해를 넘기는 지금 새로운 꿈을 꾸며 인생의 좌표를 설계해야 하는 나로서는 그것의 부담 때문인지 그때가 새삼 그리워진다.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이었지만 나날이 나아지고 더해져서 스스로 풍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그때….
그러나 최근 3개월... 직장을 갖게 되면서 제2의 삶을 시작했지만 신명나게 일하지도 뜨겁게 사랑하지도 못했다. 시골 외딴곳으로 혼자 떠나온 것에 대해 불평하고 처음 접하는 업무에 겁을 집어먹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3개월이 지나고 새해를 맞는다.
늘 돌아오는 새해지만 조금 더 특별하게 맞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직장을 가지게 되어서 그럴까... 전환점 같은 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특별하다해서 뭔가 대단한 걸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내 인생의 좌표도 미처 다 그리지 못했는데...
하지만 전우익 선생보다 평생할 한 가지를 더 욕심내볼 참이다.“평생 실천할 작은 습관하나 만들기. 작은 삶의 목표 하나쯤 세워서 평생을 실천하는 것”그것이 올해 나의 소망!!!
그리하여 새해 정한 내 첫 번째 삶의 목표는‘내 능력을 나누고 내 1%를 나누기’, 그리고 이런 소망까지 나눌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다.
누가 그러더라.“누구를 위한 나눔이 아니라 내 삶의 한 부분이라 여긴다고...”
우연히 일반인들이 나눔을 생활화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첫 월급을 타면‘나도 꼭 저기에 가입해야지’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꼭 돈을 벌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는데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한 순간의 핑계였던 것 같기도 하다. 또 첫 월급을 타면 의미 있는 곳에 쓸 거라고 받기 전까진 많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웬걸 받고나니 나를 치장하고 꾸미는데 바쁘다. 한편으론 12월은 참 시끄럽지만 쓸쓸하다. 이렇게 한 해가 가구나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어른들 말이 하나 안 틀리다.“세월 가는 게 더딜 때가 좋을 때라고...”어찌나 휑하고 지나가는지.
배우고, 나누고, 그리고 재미나게 살아보련다. 새해에는 평생 할 이웃을 위한 작은 습관 하나쯤 실천해야겠다. 첫 월급을 타면 해야 할 일을 몇 가지나 생각해 두었는데도 쓸데없는 것을 사 모으느라 잊고 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아직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해줄게 많지만 타인을 위한, 아니 우리 이웃을 위한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