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에 웬 에밀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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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근남면 산포리의 망양정공원정비사업 지구내 해맞이광장의‘울진대종’은 제작비 2억여원을 투입,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12호인 박한종씨가 제작한 무게 7톤으로, 서울대학교 정밀기계설계 공동연구소가 설계와 감리를 담당하여 탄생되었지만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울진대종 문양의 문제
울진대종의 문양은 에밀레종이라 부르는 성덕대왕신종(771년)의 문양을 그대로 베끼고 있다.
우리나라 범종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 양식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다. 그런데 울진대종의 경우 왜 성덕대왕신종의 문양을 흉내 내었는지 하는 점이다.
지금의 시대를 대표하는 문양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울진 바다와 특산물들을 고풍에 바탕을 두고 현대적 감각에 맞게 디자인하면 시대정신이 반영된 아름다운 문양이 된다. 디자인 전문기관에 의뢰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예술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이미 죽은 문양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비록 신라왕실에서 저작권 시비를 삼지는 않겠지만 양심에 걸린다. 아무리 성덕대왕신종의 비천상이 아름답다지만 지금의 울진을 대변하는 문양은 아니다. 그렇다고 성덕대왕신종의 비천상 진품처럼 아름다움을 주는 것도 아니다.
부왕의 명복을 위한 문양이 지금의 울진대종 건립취지와 맞는지 의문이다. 또 대종의 비천상 사이에는 한글로 울진대종이란 이름과 김명인 시인의 시가 양각되어 있다. 그러나 컴퓨터 서체가 종의 맛과 품격을 떨어뜨리며 시의 작자가 밝혀져 있지 않다.
울진대종 현판 글씨의 문제점
이것은 좋게 보려고 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것도 역시 컴퓨터 서체를 사용했다.
이는 기와를 얹은 전통양식의 종각과 조화롭지 못한 물과 기름같은 느낌이다.
물론 간판이라는 것이 울진대종이란 의미만 전달하면 된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렇게 따지면 기와는 왜 올리는가? 비만 막으면 되는 스레트나 슬라브를 쳐도 되지 않는가.
문화재는 결코 한 부분이 잘 만들어져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하나의 완성품으로 태어날 때는 모든 부분들이 각각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고, 그것들이 어우러져야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상승시킨다.
현판은 그 건물의 이름표다. 그것 역시 전체에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는 구성요소다. 조금만 양식 있는 이가 와서 본다면 종각을 만든 우리를 얼마나 한심하게 볼까 부끄러워진다. 하루속히 현재의 현판을 떼고 생명력이 있는 글씨체로 바꾸길 촉구한다. 금강송에 최고의 도편수가 지은 건물이라도 와공이 엉터리 기와를 덮는다면 그 건물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공사비 2억에 비하면 현판제작비가 그렇게 많이 소요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울진대종 광장의 문제점
광장은 대종을 중심으로 남서쪽으로 급격하게 경사를 이루었는데 아마 배수를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방문객이 종각 앞 광장에 서면 뭔가 불안하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정상이 편안한 평지가 아니라 심하게 경사가 져 있고, 그 경사도 굴곡이 심하여 편안함을 주지 못한다.
종각이 주인공이면 모름지기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야 주변을 잘 아우를 수 있는데, 뭔가 경사면에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곳은 말 그대로 해맞이 명소요, 관광객과 주민이 수시로 찾는 휴식공간이다. 언덕에 올랐을 때 평지의 맛을 살릴 수 있는 광장으로 배수처리를 할 수 없었는지 아쉽다.
종이 매달린 위치 문제
자세히 보면 대종이 매달린 부분이 중심에서 우측으로 많이 치우쳐 있다. 그리고 당좌와 종을 치는 당목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그냥 보아 줄 수도 있지만 거대한 무게를 달고 있는 물건을 중심에 안착시키지 않고, 당좌는 당목이 타점되는 곳으로 이 곳에 정확히 일치하게 쳐야만 종의 소리가 제대로 나는 법이다. 그렇게 고정된 것은 문제점이 없는지...
우리 군의 아름다운 망양정 해맞이 공원에 군민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염원하는 뜻과 의지를 담은 울진대종!
그 의미에 걸맞게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종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