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은 국력이다” 70년대 전기 점화식

기사입력 2007.02.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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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캄캄했던 시절, 1970년대 들어 울진군에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기가 들어오기 전인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는 석유나 생선기름으로 호롱불을 사용하고 있었고, 형편이 조금 나은 집에서는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여 밝은 불빛을 내는 남포등을 사용했다.

훨씬 편리하고 밝은 빛을 내는 촛불은 당시로서도 비용이 비싸서 조상 제삿날에나 겨우 사용할 수 있었다.

전기가 들어오는 날, 각급 단체장을 포함한 지역 유지들과 주민들이 모여 ‘전기 점화식’ 행사를 개최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공헌이 많은 단체와 개인들에게 표창장과 감사장이 전체 군민들의 이름으로 수여됐고, 울진군수를 포함한 기관단체장들은 틀에 박힌 격려사를 읽어 내려갔다.

참석한 여러 내외귀빈들의 축사까지 끝나고 나면 사회자의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춰 전기 점화 스위치가 눌러지고 전기가 점화되면 대낮인데도 그렇게 밝고 환할 수가 없었다.

점화식 당일 날, 이곳저곳 골짜기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은 이날 하루 일손을 놓고 전기를 구경하러 한자리로 모여들었고, 전기 점화식 뒤에는 으레 온 마을 잔치판이 벌어졌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산골마을이 더 많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전기가 들어오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가난한 서민들은 백열등 하나로 이웃한 방의 천정을 뚫어 방 두 개를 밝히는 촌극을 연출했고, 최초로 전기가 점화된 지 40여년이 지나 다들 전기가 남아돈다고 여기는 요즘에도 가정경제를 위해 전기 한촉 켜두는 것을 무서워하는 주민들이 다수인 것이 21세기의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2005년 88만원의 밀린 전기료를 내지 못해서 단전된 집에서 촛불을 켜고 자다가 불이 나서 죽은 여중생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사실이 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일부 정당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경제적인 능력의 차이로 에너지 소외를 받는 주민들이 없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합당하다”는 취지의 일명 ‘에너지 기본법’을 도입하자는 주장을 펼쳤고, 2006년 9월 ‘에너지 기본법’이 제정되어 시행에 들어갔다.
 
“전력은 국력이다. 아껴쓰고 낭비말자”는 구호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한 구호이다.

더욱이 원자력발전소 6기가 가동 중이고, 4기 건설이 추가로 예정되어 있는 울진군 주민들로서는 40여 년 전에 실시됐던 ‘전기점화식’과 요즘 들어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절전운동’이 남다른 감회로 다가들 수밖에 없다. 
                                                                     
                                                                     (사진 소장 : 죽변면 손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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