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하는 자료는 1958년에 제작된 「가정 비망록(家庭 備忘錄)」이다.
비망록의 사전적 의미는 “잊었을 때를 대비하여 무엇인가를 기록해두는 책자나 메모”이다.
일명 불망기(不忘記)라고도 불리는 비망록은 요즘으로 친다면 ‘다이어리(diary)'에 해당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49년 전에 경상북도에서 제작한 이 비망록은 전면 표지에 “바치자 세금(稅金), 뻗치자 국력(國力)”이라는 표제어를 달고 있다.
단기(檀紀)를 사용하여 년도를 표시한 비망록은 사용 시의 주의사항과 목차, 국기를 게양하는 기념일등을 담고 있다.
이 대목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당시에는 10월 24일 국제연합일과 12월 25일 성탄절도 태극기를 게양하는 기념일로 지정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1월 1일, 3월 1일(3·1절), 7월 17일(제헌절), 8월 15일(광복절), 10월 1일(국군의 날), 10월 3일(개천절), 10월 9일(한글날)에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하고 있고, 6월 6일(현충일)을 비롯하여 국장기간(國葬期間)과 국민장일(國民葬日)은 조의(弔意)를 표하는 날로써 조기(弔旗)를 게양하도록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단체와 각급 학교는 정해진 기념일에 상관없이 연중 국기를 게양하도록 하고 있다.
비망록은 다음으로 애국가 1절과 ‘우리의 맹서(盟誓)’라는 제목으로 “우리는 대한민국(大韓民國)의 아들 딸 죽음으로 나라를 지키자”, “우리는 강철(鋼鐵)같이 단결(團結)하야 공산침략자(共産侵略者)를 쳐 부시자”, “우리는 백두산(白頭山) 영봉(靈峰)에 태극기(太極旗) 날리고 남북통일(南北統一)을 완성(完成)하자”는 구호가 적혀있다.
이밖에도 비망록은 ‘검찰청사법보호절차도(檢察廳司法保護節次圖)’와 단기(檀紀)를 사용하는 ‘연령대조표(年令對照表)’를 담고 있고, 일반적으로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출생신고서’, ‘사망신고서’, ‘결혼신고서’ 등의 양식을 싣고 있다.
특히 비망록에 실린 신고서 가운데 ‘기류신고서(寄留申告書)’는 지금은 없어진 주민등록(住民登錄) 제도인 ‘기류제도’를 엿볼 수 있는 점에서 이채롭다.
1962년 5월 현행 주민등록법이 제정·공포되기 이전에 시행되던 기류법(寄留法)에 의한 기류제도는 일제 식민지 시절에 조선기류령을 모태로 했던 제도로써, 기류제도는 주소지 이외에 기류지를 따로 인정함으로써 실제 주소지와 기류지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등으로 별 실효성이 없는 제도였다.
이 비망록은 기류제도가 폐지되기 4년 전에 만들어진 책자로써, 사라진 기류제도의 일면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로 13cm, 세로 18.5cm 크기의 흑백으로 등사 인쇄된 이 비망록은 62페이지 분량으로 뒷면 표지에는‘세금종목급납기일람표(稅金種目及納期一覽表)’를 싣고 있다.